정책 토론회 (첫번째)

2020.6.8.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당

The First The Best

안녕하십니까?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후보 나군호입니다. 대구에서 올라와서 도곡초등학교를 졸업한 제가 이곳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원장 후보로 발표할 기회를 얻어 오늘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벅찹니다. 자랑스럽습니다.

The First, 이 땅에 최초로 설립된 근대 의료기관, 또 많은 부분에서 The Best 최고를 달리는 우리 연세, 세브란스가 앞으로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서게 되었습니다.

Oliver .R. Avison

(1860-1956)

제가 가장 존경하는, 135년 전 이 기관을 설립하신 에비슨 교장선생님이십니다. “조선인들은 조선인들이 스스로 교육하고 치료하게”라는 목표에 일생을 마치셨지요. 그 Legacy로 오늘까지 우리 연세대학교 연세의료원은 명문사학과 의료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감히 묻습니다. 오늘과 같은 방법으로, 계속해서 150년, 200년 뒤에도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600

의료원장에 도전하면서 한분 한분 600여 분의 동료 교수님들, 선생님들께서 소중한 시간을 제게 할애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소중한 시간, 무엇보다 진솔한 의견 주셔서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교육과 수련 분야에서 제가 미쳐 몰랐던 속상한 일도 알게 되었지만, 우리기관은 너무나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교수님들이 모이신 우리 기관이, 앞으로 어떻게 The First and Best를 구현해 나갈 수 있을지, 의료원장 후보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진료, 연구, 교육

“나군호, 똑바로 명심해”

조교수 시절 “나군호 똑바로 명심해”라고 당대 의료원장님께서 말씀주셨습니다. 의료원에 많은 사업기회가 있어도, 우리의 본업이고 핵심 경쟁력인 진료, 연구, 교육을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요.

지금 이 순간에도도 우리 교수님들은 온몸을 던져 진료, 연구, 교육 각자의 영역에 매진하고 계십니다. 우리 기관이 왜 지금 Best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가? 절대로 다른 기관보다 우리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Resource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Brown Motion처럼 각자 분주하게 열정을 쏟고 있지만, 기관 전체적인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간 공간 연구 교육

우리 기관이 교수님들 모두 Best가 되실 수 있습니다. 또 이미 최고로 인정받고 계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많은 희생이 따랐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후학들이 우리 기관을 영영 저버리기 전에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입니다.

첫째, 최고가 될 수 있는, 한 분야에 집중하실 수 있는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더 이상 교원 본연의 업무가 아닌 잡무에 정력과 인생이 낭비되어서는 안됩니다. 둘째, 대규모 개발 사업을 막연히 기다리지 않고, 강남 제2연구동 건설과 신촌역사 밀리오레 임차를 통해 연구와 교육에 써야 할 시급한 공간을 확보하겠습니다. 셋째, 그동안 단순히 계량적 기준을 맞추기 위해 원치 않게 다작하셔야 했던 불합리한 연구 상황을 해소하겠습니다. 이제는 인생을 대표할 수 있는 필생의 역작 연구를 하실 수 있도록 평가 시스템을 바꾸겠습니다. 우리 기관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진료기반 융합 연구를 키우기 위해 기초와 임상 공동 연구를 물심 양면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인재의 교육입니다. 단순한 의료인 배출이 아닌 이 기관,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갈 리더 인재를 그 출발점부터 Master Plan을 세워 육성하겠습니다. 선배님들께서 닦아놓으신 학부 교육에 기반하여, 이제는 의/치/간/보건 분야의 Post-Graduate Education 발전에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의료원의 中心 강남 세브란스

강남세브란스는 지리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우리 연세의료원의 허리이자 중심입니다. 이곳 강남세브란스는 지난 40년동안 우리들이 불모지로부터 출발한,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곳 입니다. 

저는 다음 40년 바로 이 곳이 한국 의료의 새로운 모델, 아시아 의료의 선도 기관이 되는 두 번째 도약을 우리들이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미국 제 1의 부촌 LA Beverly Hills의 Cedars-Sinai 병원이 좋은 롤 모델이 됩니다. 우리 병원과 코엑스 사이 정도 되는 거리에 UCLA 병원이 있고, 아산병원 정도 거리에는 USC가 있지만 Cedars-Sinai 는 특화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병원으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강남 브랜드에 걸맞는 명품 병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습니다. 강남 병원이 우뚝 설 때, 우리 의료원도 흔들리지 않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C.E.O.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선장으로 저 나군호가 나서겠습니다. 연 예산 2조8천억원, 교직원 수 1만여 명에 달하는 거대한 항공모함과 같은 우리 기관에 필요한 C.E.O.는 어떤 사람이어야 합니까? 저는 첫째,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기관의 가치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할 것입니다. 둘째, 치밀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무엇보다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에비슨 선생님처럼 밖으로 세계로 뛰면서 기회와 자원을 확보할 것입니다. 셋째, 앞으로도 한결 같이 한분 한분 교수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고민을 해결할 합리적인 방안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존중(尊重)

최근에 목요일 밤마다 빠져 살던 드라마가 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참 푸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20년 지기 동기들 끼리, 또 교수와 전공의, 학생, 의사와 간호사, 환자와 의사가 서로를 존중(尊重)하는 그 모습이 감동받았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하루 하루 퇴근할 때 아 오늘도 참 소중한 일을 했구나 하고 퇴근할 수 있는 그런 병원, 학교, 의료원을 꼭 만들겠습니다.

The Respected One

우리 연세의료원은 “가장 존경받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

동료 교수, 학생, 환자분들, 나아가 우리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라는 소명에 매진하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함께 탄 배의 선장으로, 우리 미래를 밝은 곳으로 이끌겠습니다. 저 독수리가 하늘로 날아오르 듯이 우리 기관도 도약할 것입니다.

끝으로 오늘 나군호를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그동안 가르쳐주시고, 키워주시고, 기회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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